Andersen v. Stability AI 재판,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지위를 가른다

2026년 9월 재판을 앞둔 Andersen v. Stability AI 소송이 AI 학습 데이터의 공정이용 경계와 생성물 저작권 귀속 원칙을 결정한다

2026-08-12 · 최초 발행 2026-05-04

2023년 1월, 일러스트레이터 Sarah Andersen·Kelly McKernan·Karla Ortiz가 Stability AI·Midjourney·DeviantArt를 상대로 소장을 냈다.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접수된 이 집단소송 Andersen v. Stability AI의 본안 재판이 2026년 9월 8일로 확정되면서, 생성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지위와 공정이용의 경계, 그리고 AI 생성물의 저작권 귀속이라는 세 가지 질문에 한꺼번에 답이 나올 예정이다. AI 서비스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이 재판 결과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사건의 출발점: LAION 데이터셋과 원고들

소장의 핵심 피고는 Stable Diffusion을 개발한 Stability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 Midjourney, 아트 커뮤니티 DeviantArt다. 소장이 겨냥하는 지점은 LAION 데이터셋이다.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수집한 50억 장의 이미지로 구성된 이 데이터셋을 Stability AI가 모델 학습에 사용했고, 원고들의 작품도 동의 없이 포함됐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다. 원고들은 저작권 침해·퍼블리시티권 침해·DMCA 위반 등 복수의 청구원인을 제시했다.

소송은 2023년 1월 최초 소장 제출 이후 여러 단계를 거쳤다. 2026년 2월 27일 제3차 수정 소장이 제출됐고, 3월 13일 피고들의 답변서가 이어졌다. 8월 12일에는 담당 판사 Orrick이 증거개시(discovery) 절차 진행을 허용했고, 9월 8일 본안 재판 개시가 예정돼 있다.

이 결정문에서 Orrick 판사는 생성 AI 모델이 과거 주요 저작권 분쟁의 중심에 있던 기술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지니며, AI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침해 여부가 어떻게 판단될지는 모델 구조와 학습에 사용된 저작물의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를 밝혔다. 법원이 AI를 기존 판례 프레임워크에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히는 대목이다.

공정이용 네 요소, 최근 판례는 왜 엇갈리는가

미국 저작권법 §107의 공정이용(fair use) 판단은 네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생성 AI 학습에 이 기준을 대입하면, 왜 최근 판례들이 극명하게 엇갈리는지가 드러난다.

예: 분석적 학습아니오: 표현 복제경쟁 시장 창출저작물 무단 사용공정이용 4요소 분석(1) 사용 목적·성격변형적 사용인가?(2) 저작물 성격창작성이 높은가?(3) 사용 분량얼마나 복제됐는가?(4) 시장 영향원저작물 시장을 대체하는가?변형적 사용 인정?창작성 높음 보호 강화전체 복제 불리시장 대체 불리공정이용 가능성 높음침해 가능성 높음합법적 AI 학습저작권 침해

공정이용을 인정한 사례부터 보면, Bartz v. Anthropic에서 법원은 AI 학습을 위해 도서를 복제하는 행위가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생성 AI는 본질적으로 변형적(quintessentially transformative)이며, 전체 도서 복제도 학습에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 안에 든다는 논리였다. 다만 불법 복제본을 저장하는 행위 자체는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사건은 2026년 3월 작품당 3,000달러 수준, 총 15억 달러 규모의 합의로 종결됐다. Meta 관련 사건에서도 법원은 LLM 학습이 공정이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면서, 불법 경로로 입수된 자료를 사용하더라도 학습 행위 자체의 공정이용 성격은 유지된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반대로 Thomson Reuters v. Ross Intelligence에서는 법원이 Thomson Reuters의 손을 들었다. Ross Intelligence가 법률 AI 연구 도구를 학습시키기 위해 Thomson Reuters의 법률 요약문(headnotes)을 무단 사용한 것은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핵심 논리는 시장 기능의 대체였다. AI 학습이 원저작물의 시장 기능을 재현하면 공정이용이 부정되고, 표현이 아니라 데이터로서 분석적으로만 활용할 때 공정이용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준이 이렇게 자리 잡고 있다.

변형적 사용과 데이터 마이닝 예외, 그리고 압축된 사본 논쟁

AI 기업들은 학습이 표현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패턴과 통계적 관계를 추출하는 분석 행위라는 논리를 편다. 이 주장이 얼마나 통하는지는 관할권마다 다르다. 유럽연합은 2019년 저작권 지침(CDSM Directive) 제4조에서 상업적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을 허용하되 저작권자의 옵트아웃(opt-out) 권리를 인정한다. 미국에는 이에 상응하는 명시적 예외 규정이 없어, 공정이용 원칙 하나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Andersen 사건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는 Stable Diffusion 모델이 학습 이미지의 압축된 사본을 내부에 보유하는지 여부다. 원고들은 DMCA §1202 위반(저작권 관리 정보 제거)도 청구 원인으로 제시했는데, 모델이 학습 데이터의 특정 스타일이나 서명을 재현한다면 이 주장의 설득력이 높아지는 구조다.

AI 생성물은 누구의 것인가

학습 데이터 문제와 별개로,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가도 이번 재판을 관통하는 질문이다. 미국 저작권청은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충분히 유의미하지 않으면 AI 생성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 3월 연방대법원은 컴퓨터 과학자 Stephen Thaler가 AI 생성 예술 작품에 대해 저작권 보호를 요청한 사건의 상고를 기각했고, 이로써 인간 창작자 없는 AI 단독 생성물은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저작권 귀속을 둘러싼 세 주체의 입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주체 귀속 주장 논거 법적 인정 가능성
프롬프트 작성자 창작 의도·방향 설정 인간 기여가 충분하면 인정 가능
모델 제공사 모델 자체가 창작 도구 도구 제공자는 저작자 불인정
학습 데이터 원저작자 생성물이 학습 표현을 재현 유사성 입증 필요, 개별 사건별 판단

실무적으로는 프롬프트 작성자의 창작적 개입 정도에 따라 저작권 인정 여부를 가리는, 사례 중심 접근이 자리 잡고 있다.

소송 리스크에 대응하는 전략

불확실한 법적 환경에서 AI 기업들은 크게 두 방향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첫째는 라이선스 학습 데이터셋으로의 전환이다. Adobe는 자사의 Firefly AI 이미지 모델을 처음부터 Adobe Stock·오픈 라이선스 콘텐츠·퍼블릭 도메인만으로 학습시켜 법적 리스크를 원천 차단했다. 소송 위험은 낮추지만 데이터 규모와 다양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는 접근이다. Shutterstock은 2026년 3월 라이선스 학습 데이터셋의 대규모 확장을 발표했다. 템플릿·폰트·장편 비디오·프리미엄 메타데이터·과학 이미지 등 멀티모달 자산 유형을 추가했고, 기여자에게 데이터 라이선싱 수익의 20%를 배분하는 모델과 옵트아웃 권리를 함께 보장한다. Getty Images 역시 자체 플랫폼 콘텐츠를 활용한 사내 생성 AI 모델 구축과 AI 라이선싱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둘째는 계약적 방어막이다. 많은 기업이 이용약관에 AI 생성물은 저작권이 귀속되지 않을 수 있으며 제3자 저작권 침해 주장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이 전략은 Disney·Universal·Getty 같은 대형 콘텐츠 홀더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방어력이 제한적이다. 실제로 Disney와 Universal은 이미 Midjourney를 상대로 별도의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고, Warner Bros. Discovery도 뒤를 이었다. Midjourney는 자사의 이미지 생성 방식이 공정하고 변형적인 사용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주요 IP 홀더들이 집결한 전선은 법적 부담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9월 판결 이후 갈릴 두 시나리오

침해 인정침해 불인정Andersen 판결2026년 9월학습 데이터저작권 침해 인정?AI 기업: 대규모 손해배상+ 비즈니스 모델 전환 강제공정이용 확립+ 스크래핑 관행 합법화라이선스 데이터셋 의무화+ 오픈소스 AI 생태계 위축생성 AI 산업 가속+ 저작권자 보호 입법 압력콘텐츠 플랫폼 수익화새로운 생태계의회 입법 논의 본격화+ EU 모델 도입 검토

침해가 인정될 경우 집단소송의 특성상 손해배상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수 있다. Bartz 합의 선례(작품당 3,000달러)를 이미지 수십억 건에 적용해보면 그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다. 반대로 공정이용이 인정되면 무단 스크래핑에 기반한 현재의 관행이 사실상 합법화되지만, 저작권자들의 의회 로비가 강화되면서 입법 공백이 빠르게 메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의 판례 흐름은 학습의 분석적 성격과 시장 대체 효과라는 기준으로 수렴하고 있지만, Andersen 사건이 다루는 이미지 생성이라는 특수성이 변수로 남아 있다. AI 서비스 기업이 지금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은 라이선스 데이터셋으로의 전환, 생성물에 대한 명확한 귀속 정책 수립, 옵트아웃 메커니즘 구현 세 가지로 좁혀진다. 9월 재판은 AI 업계의 규칙서를 다시 쓰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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