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접속 프로토콜의 충돌 제어와 매체 공유 방식
공유 전송 매체에서 충돌을 제어하는 다중 접속 프로토콜을 채널 분할, 랜덤 접속, 순번 할당 방식으로 비교하고 선택 기준을 정리한다.
2026-08-14 · 최초 발행 2025-08-10
여러 장치가 하나의 전송 매체에 동시에 데이터를 보내려 하면 충돌이 생긴다. 다중 접속 프로토콜은 이 충돌을 줄이거나 피하면서, 제한된 네트워크 자원에 접근할 기회를 배분하는 매체 접근 제어 방식이다.
핵심은 단순히 전송을 허용하는 데 있지 않다.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각 장치가 공정한 기회를 얻는지, 지연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지가 함께 설계 대상이 된다.
공유 매체를 나누는 접근
다중 접속 방식은 채널을 미리 나누는 방식, 필요할 때 경쟁해 접속하는 방식, 접근 순서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충돌을 어디에서 어떻게 다루는지가 이 구분의 기준이다.
채널을 미리 배정하는 방식
채널 분할 방식은 하나의 공유 채널을 작은 단위로 나누고, 각 사용자에게 그 일부를 할당한다. 사용자가 할당된 범위 안에서만 전송하므로 충돌은 발생하지 않는다.
FDMA(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FDMA는 전체 대역폭을 여러 주파수 대역으로 나눈 뒤, 사용자마다 특정 대역을 고정 배정한다. 구현은 단순하지만 할당받은 사용자가 해당 주파수를 쓰지 않을 때도 자원이 남게 된다. 전통적인 라디오 방송과 아날로그 셀룰러 통신(AMPS)에서 사용됐다.
TDMA(Time Division Multiple Access)
TDMA는 시간을 타임슬롯으로 쪼개고, 사용자에게 전송할 시간 구간을 나눠 준다. 각 사용자는 배정된 시간에만 전체 대역폭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시간 동기화가 필요하다. GSM, D-AMPS 등의 2G 디지털 셀룰러 시스템에서 활용됐다.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CDMA에서는 각 사용자에게 고유한 spreading code를 배정한다. 여러 사용자가 같은 시점에 전체 대역폭을 사용할 수 있으며, 수신 측은 코드로 원하는 신호를 분리한다. 보안성이 높고 간섭에 강한 특성 때문에 3G 이동통신과 군사 통신 시스템에서 널리 사용됐다.
충돌을 감수하고 접속하는 방식
랜덤 접속 프로토콜은 전송할 데이터가 생긴 사용자가 임의로 전송을 시도하는 방식이다. 충돌 가능성을 전제로 하며, 충돌 뒤 재전송하거나 충돌 자체를 줄이는 절차를 둔다.
순수 ALOHA
하와이 대학에서 개발된 최초의 랜덤 접속 프로토콜이다. 데이터가 있으면 언제든 전송할 수 있고, 충돌이 나면 무작위 시간만큼 기다린 뒤 Backoff 알고리즘으로 재전송한다. 구조는 단순하지만 이론적 최대 효율은 약 18.4%다.
슬롯 ALOHA(Slotted ALOHA)
슬롯 ALOHA는 시간을 슬롯으로 구분하고 슬롯의 시작 시점에만 전송을 허용한다. 순수 ALOHA보다 충돌 가능성을 낮춰 이론적 최대 효율은 약 36.8%이며, 이를 위해 시간 동기화가 필요하다. 위성 통신과 RFID 시스템에서 활용된다.
CSMA(Carrier Sense Multiple Access)
CSMA는 전송하기 전에 매체가 사용 중인지 확인하는 Listen before talk 방식이다. 매체가 사용 중이면 기다렸다가 다시 시도한다. 다만 전파 지연이 있으므로 충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WiFi의 기본 메커니즘에 해당한다.
CSMA/CD(Collision Detection)
CSMA/CD는 매체 감지에 충돌 감지 기능을 더한 방식이다. 전송 중에도 충돌을 확인하고, 충돌이 감지되면 전송을 즉시 중단한 뒤 jam 신호를 전송한다. 이후 무작위 시간만큼 대기하고 다시 매체 접근을 시도한다. 유선 이더넷(IEEE 802.3)에서 주로 사용됐다.
CSMA/CA(Collision Avoidance)
CSMA/CA는 충돌을 감지하기보다,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낮추는 방식이다. RTS(Request to Send)와 CTS(Clear to Send)를 사용하고 무작위 백오프 시간으로 충돌 확률을 줄인다. IEEE 802.11 기반 무선 네트워크에서 주로 쓰이며 히든 터미널 문제를 다루는 데 효과적이다.
전송 순서를 정해 두는 방식
순번 할당 프로토콜은 중앙 제어 또는 분산 알고리즘으로 매체 접근 순서를 결정한다.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접근 자체를 통제하며, 지연 예측이 필요한 환경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예약(Reservation) 프로토콜
전송 전에 예약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다. 각 장치는 중앙 제어자에게 전송을 요청하고, 중앙 제어자는 요청을 검토해 전송 시간을 배정한다. 화상 회의나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QoS 보장이 필요한 서비스에 적합하다.
토큰 패싱(Token Passing) 프로토콜
토큰이라는 특수 프레임이 네트워크를 순환하고, 토큰을 가진 장치만 데이터를 전송한다. 전송 뒤에는 토큰을 다음 장치로 넘긴다. 접근 기회를 공정하게 배분하고 최대 대기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 Token Ring(IEEE 802.5)과 FDDI 네트워크에서 사용됐다.
폴링(Polling) 프로토콜
마스터가 각 슬레이브에 순차적으로 전송 여부를 묻고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구현은 간단하지만 중앙 장치에 오류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이 영향을 받는다. Bluetooth와 산업용 네트워크에서 활용된다.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기준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는 네트워크 규모와 토폴로지, 트래픽의 성격, 허용 가능한 지연에 따라 달라진다. 대규모 네트워크에서는 채널 분할이 효율적일 수 있고, 버스트 트래픽에는 랜덤 접속 방식이 유리하다.
실시간 애플리케이션처럼 예측 가능한 지연이 필요한 경우에는 순번 할당 방식이 맞는다. 구현 복잡성과 비용도 함께 봐야 한다. ALOHA는 단순한 반면 CDMA는 복잡한 신호 처리를 요구한다. 배터리 기반 장치에서는 에너지 소비가 적은 프로토콜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네트워크에서 만나는 다중 접속 방식
이더넷은 CSMA/CD 방식으로 시작했지만, 현대의 스위치드 이더넷은 충돌 도메인을 분리해 충돌 가능성을 제거한다. Wi-Fi(IEEE 802.11)는 CSMA/CA를 기반으로 하며 무선 환경의 충돌 회피에 초점을 둔다.
셀룰러 네트워크에서는 2G가 TDMA/FDMA, 3G가 CDMA를 사용했고, 4G/5G는 OFDMA(Orthogonal FDMA)를 사용한다. 블루투스는 마스터-슬레이브 관계의 폴링 방식으로 통신하며, RFID 시스템은 슬롯 ALOHA 기반의 충돌 방지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대량 연결 환경에서 이어지는 변화
5G/6G 네트워크에서는 다중 접속 기술이 진화하면서 더 많은 장치를 연결하고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IoT 환경에서는 저전력과 대량 연결을 위한 새로운 다중 접속 프로토콜이 개발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적응형 MAC 프로토콜은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최적 방식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방향으로 등장하고 있다. 양자 통신의 다중 접속 방식 연구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