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반-AI 시위: 노동권·창작권·자동화세를 내건 역대 최대 규모 행진

2026년 3월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린 영국 역대 최대 반-AI 시위의 참가 구조, 일자리 대체 통계, 저작권 소송 현황과 유럽 전역의 연대 움직임을 정리한다

2026-08-14 · 최초 발행 2026-03-19

2026년 3월,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AI 시위가 펼쳐졌다. 노동조합원, 예술가, 작가, 프리랜서 창작자, 기술 비판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 기술의 무분별한 확산에 반기를 들었으며, 이 시위는 단순한 기술 반발을 넘어 노동권·창작권·사회 안전망을 둘러싼 복합적인 정치적 의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사건은 AI 개발 속도와 사회적 수용 능력 사이의 간극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분수령이 되었다.

18만 명이 모인 토요일

일시는 2026년 3월 15일(토) 현지 시각 오전 11시 집결이었고, 장소는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웨스트민스터 브리지를 거쳐 의회 광장으로 이어졌다. 참가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약 18만 명, 경찰 추산 약 11만 명으로 갈렸다. 주최 단체는 "AI에 맞선 사람들(People Against AI, PAAI)" 연합체였고, 공식 슬로건은 "우리의 일자리, 우리의 창작물, 우리의 미래(Our Jobs, Our Art, Our Future)"였다. 영국 내 단일 기술 반대 시위 중 최대 규모 공식 기록을 세웠고, 같은 날 파리·베를린·암스테르담·바르셀로나 등 23개 도시에서 동시 다발 시위가 열렸다. BBC·Guardian·Financial Times가 1면에 보도했고 X(구 트위터) 글로벌 트렌드 1위를 기록했다.

집결 단계오전 A 트라팔가 광장집결주요 연사 기조 발언오전 B 노동조합 공동선언문 낭독TUC, NUJ, Equity연대 발표행진 단계오후 A 웨스트민스터브리지 행진약 11만~18만 인파이동오후 B 의회 광장 집회청원서 의회 제출퍼포먼스결의 단계저녁 A 국제 연대메시지 발표23개 도시 화상 연결저녁 B 공동 성명서채택AI 규제 입법 촉구 결의런던 반-AI 시위 전개 과정

노동조합부터 청년기후연대까지

영국노동조합회의(TUC)는 산하 48개 조합이 공식 지지를 선언하며 전통 산업 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전국언론인연합(NUJ)은 AI 생성 기사 대체 문제를 전면에 부각했고 언론 종사자 2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배우·무용수 조합(Equity)은 AI 딥페이크·음성 복제 피해 사례를 공개 증언했고, 독립작가·삽화가 연합은 저작권 무단 학습 피해 집단 소송 지원을 요청했다. 청년기후연대(Youth Climate Alliance)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탄소 배출 문제를 연계해 제기했고, 의료계 노동자 그룹은 AI 진단 시스템 도입에 따른 의료 보조 인력 감축을 우려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연대(Dev Solidarity)는 코파일럿 기반 자동화로 인한 주니어 개발자 직군 소멸 문제를, 법조계 시민단체는 AI 법률 서비스 확산에 따른 접근권 불평등·책임 소재 모호성을 지적했다.

PAAI 연합체TUC 노동조합창작자 그룹청년·환경 단체전문직 연대NUJ 언론인의료 노동자물류·제조 노동자Equity 배우독립 작가·삽화가음악인 연합Youth Climate Alliance학생 연대Dev Solidarity법조계 시민단체

시위대가 요구한 것

시위대는 사회적 영향 평가가 완료되기 전까지 고위험 AI 시스템 배포를 중단하는 즉각적 AI 개발 모라토리엄을 요구했다.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되는 창작물에 대한 명시적 동의·보상 체계를 법제화하는 저작권법 개정 촉구, AI 도입으로 발생하는 기업 이익에 '자동화세(Automation Tax)'를 신설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삼자는 AI 과세 도입 요청, AI 생성 콘텐츠 의무 표시제와 알고리즘 의사결정 감사 권한을 요구하는 투명성 의무화도 내걸었다. 여야 합동 AI 영향 조사위원회 설치와 시민 참여 공청회 정례화를 요구하는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 요구, 브렉시트 이후 규제 공백 해소를 위한 EU AI Act 즉각 이행, 의료·교육·사법 분야 AI 도입 시 독립 윤리 심사를 의무화하는 공공 부문 AI 도입 기준 강화, UN 주도 AI 안전 조약 체결 참여를 촉구하는 국제 AI 거버넌스 협약 가입도 요구 목록에 포함됐다.

숫자로 보는 일자리 공포

맥킨지 2025 보고서는 영국 내 약 840만 개 직무 기능 중 최대 38%가 2030년까지 자동화 위험에 노출된다고 추산했다. 영국 통계청(ONS)의 2025년 데이터는 행정·사무 보조직이 2023~2025년 사이 12.4% 감소했고 이것이 AI 도입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확인했다. 콜센터·고객 서비스 분야에서는 챗봇·AI 에이전트 도입으로 2025년 한 해 영국 내 약 6만 5천 명이 감원된 것으로 추산됐다. 저널리즘 분야는 지역 신문사 68%가 AI 요약·생성 도구를 도입했고 계약직 기자 수가 2년 새 27% 급감했다. 법률 보조 직군은 AI 계약 검토 도구 확산으로 패럴리걸·법률 사무보조 채용 공고가 40% 감소했고, 금융 분야는 리포트 자동 생성과 트레이딩 알고리즘 고도화로 애널리스트 신규 채용이 25% 축소됐다. 창작 산업에서는 영국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의 평균 연수입이 2023년 대비 31% 감소했다(Freelancers Union UK 조사). 정부·산업계의 "AI가 새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주장에 대해 시위대는 "현 실업자의 재훈련 비용·기간을 누가 감당하느냐"로 반박했다.

영국 주요 직군별 AI 도입 이후 채용 공고 변화율 (%)콜센터저널리즘법률보조금융분석일러스트소프트웨어20151050-5-10-15-20-25-30-35-40-45-50

무단 학습과 소송들

OpenAI, Google, Meta 등 주요 AI 기업이 저작권 보호 창작물을 동의 없이 학습 데이터로 사용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소송도 여럿 진행 중이다. 영국 작가협회(Society of Authors)는 2025년 11월 런던 고등법원에 Open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026년 2월 예비 심리를 마쳤다. 게티이미지 vs Stability AI는 영국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판결은 2026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뮤지션 연합은 Suno·Udio를 상대로 영국 내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옵트아웃 제도의 실효성 논란도 이어진다. 현행 옵트아웃 메커니즘이 기술적으로 우회 가능하고 크롤링 차단 표준(robots.txt)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지적이 있고, AI 학습이 영국 저작권법상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예외 조항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공정이용 대 저작권 법리 논쟁도 계속된다. 창작자 보상 모델로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사한 마이크로 로열티 체계, 학습 데이터셋 등록·인증 의무화 법안, 집중관리단체(collecting society)를 통한 일괄 라이선스 협약 모델이 제안됐다. 딥페이크·음성 복제 피해도 급증해 유명 배우·가수의 외모·목소리가 무단 복제된 사례가 늘었고, Equity 조합은 피해 회원 137명의 사례를 공식 문서화했다.

런던만이 아니다: 유럽 전역의 물결

같은 날 파리에서는 약 4만 5천 명이 엘리제궁 앞에 집결했고, 베를린에서는 약 3만 2천 명이 브란덴부르크 게이트에서 집회를 열었다. 암스테르담에서는 약 1만 8천 명이 다담 광장을 행진했고, 바르셀로나·마드리드에서는 합산 약 2만 명이 스페인 창작자 권리를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EU AI Act의 고위험 시스템 규정 이행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했다. 독일 금속노조(IG Metall)는 제조업 AI 자동화 협약 조건에 노동자 동의 절차를 의무화하라고 요구했고, 프랑스 시네마 연합은 AI 생성 영상 콘텐츠의 극장 상영 금지법 발의 청원에 80만 서명을 돌파시켰다. 이탈리아 데이터 보호청은 2025년 ChatGPT 차단 조치 이후 지속적으로 AI 기업 감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고, 스웨덴·덴마크 노동조합은 "AI 협약(AI Collective Agreement)"을 선도 도입해 유럽 타 국가로 벤치마킹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회 AI 특별위원회는 2026년 1분기 내 추가 규제 입법 패키지 발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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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

OpenAI는 공식 성명을 통해 "창작자와의 공정한 파트너십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구체적 보상 체계는 제시하지 않았다. Google DeepMind는 영국 법인 대표가 의회 청문회 출석을 약속하고 AI 윤리 위원회 확대 구성을 발표했다. Meta는 공개 학습 데이터 목록 일부를 공개했으나 시민단체는 "충분하지 않다"며 거부했고, Microsoft는 창작자 보상 파일럿 프로그램 '크리에이터 크레딧'의 영국 시범 도입을 발표했다. 영국 AI 스타트업 협의회는 "과도한 규제는 혁신을 저해한다"는 반론 성명을 냈다.

영국 정부 쪽에서는 키어 스타머 총리가 시위 당일 "AI의 기회와 위험을 모두 직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구체적 정책 발표는 유보했다. 과학혁신기술부(DSIT)는 AI 사회 영향 태스크포스 구성을 발표하며 90일 내 권고안 제출 일정을 제시했다. 노동당은 자동화세 도입을 검토 중이나 산업계 반발로 입법 일정이 불확실하고, 야당 보수당은 "AI 규제보다 AI 활용으로 생산성 향상"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시위대와 정면 대립했다. 왕립학술원(Royal Society)은 독립적 AI 영향 평가 기관 설립 권고안을 정부에 공식 제출했고, 의회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특별위원회는 청문회 일정을 3월 말로 확정하며 빅테크 CEO 증인 출석을 요청했다.

런던에서 촉발된 역대 최대 규모의 반-AI 시위는 AI 기술 발전이 단순한 기술 혁신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권, 창작권, 사회 안전망, 민주적 거버넌스를 아우르는 총체적 사회 문제임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시위대의 요구가 단기간에 모두 법제화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 날의 집결은 AI 개발 속도와 사회적 합의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공론장을 강제로 열어젖혔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 AI 기업과 각국 정부는 이제 더 이상 기술적 낙관론만으로 시민 사회의 정당한 우려를 회피할 수 없게 되었으며, 진정한 의미의 AI 거버넌스 구축이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부상했음을 이 시위는 세계에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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