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riam-Webster vs OpenAI: 사전 출판사의 AI 저작권 소송
Merriam-Webster를 중심으로 한 출판사 연합이 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소송의 공정 사용 쟁점과 뉴욕타임스·작가 조합 선행 소송과의 차이, AI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정리한다.
2026-08-14 · 최초 발행 2026-03-17
미국의 대표적 영어 사전 출판사 Merriam-Webster가 Open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단독 행동이 아니라 다수의 백과사전·참고서적 출판사들이 연대한 집단적 대응으로, AI 학습 데이터 무단 사용에 맞서는 출판 업계의 법적 투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린다. 뉴욕타임스·작가 협회의 선행 소송에 이어 이번 소송은 참고자료 출판이라는 특수한 성격의 콘텐츠가 법적으로 어떻게 다루어질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왜 지금, 왜 사전 출판사인가
Merriam-Webster의 사전 콘텐츠는 일반적인 창작 문학과 다른 특수한 성격을 지닌다. 사전의 각 항목은 어휘 정의, 어원, 용례, 발음 기호 등 전문 편집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정제한 지식의 집결체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선별·배열·표현 방식에 독창적인 편집 판단이 개입된 저작물이라는 것이 원고 측의 핵심 주장이다. LLM(대형 언어 모델)은 사전 데이터를 대량으로 학습함으로써 단어 정의, 유사어, 문법적 용법에 대한 능력을 습득한다. ChatGPT가 "ephemeral의 뜻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바로 Merriam-Webster 같은 사전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출판사들의 논리다.
소송 제기에 앞서 Merriam-Webster를 포함한 출판사 연합은 OpenAI에 라이선스 협상을 요청했다. 그러나 OpenAI가 제시한 조건이 출판사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공정 사용(Fair Use) 원칙을 근거로 라이선스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것이 원고 측의 설명이다. 협상 결렬 후 법적 대응으로 전환된 이번 소송은 출판사들이 단순한 배상금이 아니라 AI 학습에 대한 구조적인 라이선싱 체계 수립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이전 소송들과 방향성이 다르다.
공정 사용 4요소를 둘러싼 다툼
미국 저작권법 107조의 공정 사용 판단은 4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사용 목적과 성격에서 OpenAI는 AI 모델 학습이 원본 저작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변형(transform)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원본 텍스트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통계적 패턴을 추출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반면 출판사들은 AI가 사전의 핵심 기능인 "단어 정의 제공"을 직접 대체하고 있으므로 변형적 사용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저작물의 성격에서 사전은 사실적 정보를 담지만 편집 과정에서의 선택과 표현에 창작성이 있다. 순수한 사실 목록(예: 전화번호부)은 저작권이 약하지만, Merriam-Webster의 사전은 편집적 판단이 더해진 저작물로 볼 수 있다.
사용 분량에서는 LLM 학습에 사전 전체가 사용되었다면 "필수적 최소량"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영향이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ChatGPT가 단어 정의를 즉각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사전 웹사이트를 방문할 유인이 줄어들었다면, 원고의 시장에 직접적 타격이 있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이번 소송은 두 가지 별개의 저작권 이슈를 동시에 포함한다. 하나는 학습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의 저작권 침해이고, 다른 하나는 모델 출력물이 원저작물의 표현을 재현하는지 여부다. 학습 데이터 이슈에 대해 OpenAI는 학습 과정이 저작물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패턴을 추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LLM이 학습 데이터를 상당 부분 기억(memorization)하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이는 출력물이 원저작물의 표현을 직접 재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스·작가 조합 소송과 무엇이 다른가
뉴욕타임스 vs OpenAI(2023) 소송은 저널리즘 콘텐츠를 대상으로 했으며, GPT 모델이 NYT 기사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사례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 소송에서 제시된 "eidetic memorization" 증거는 AI 학습이 단순한 패턴 추출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미국 작가 조합 vs AI 기업들 소송은 소설·시나리오 등 창작 문학에 초점을 맞추었다. 창작적 표현이 강한 장르이므로 저작권 주장의 법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명확하다.
Merriam-Webster 소송은 참고자료(reference material)라는 장르에 처음 도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참고자료는 사실 정보를 담고 있어 저작권 보호가 약할 수 있지만, 동시에 AI의 기능과 가장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콘텐츠 유형이기도 하다. 법원이 이 미묘한 지점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AI 학습 데이터 저작권 논쟁 전체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
| 소송 | 원고 | 콘텐츠 유형 | 주요 쟁점 | 현황 |
|---|---|---|---|---|
| NYT vs OpenAI | 뉴욕타임스 | 저널리즘 | 기사 직접 재현 | 진행 중 |
| 작가 조합 | 미국 작가들 | 창작 문학 | 학습 데이터 무단 수집 | 진행 중 |
| Merriam-Webster 등 | 참고자료 출판사 | 사전·백과사전 | 시장 대체 효과 | 신규 제기 |
소송 결과가 AI 업계에 미칠 파장
출판사 연합의 소송이 성공한다면 AI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에 대한 포괄적인 라이선싱 체계를 구축해야 할 압박에 놓인다. 이미 OpenAI는 일부 언론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사전·백과사전·학술 데이터베이스 등 참고자료 영역으로까지 라이선싱 범위가 확대될 경우 비용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
상업적 AI 기업들이 라이선스 비용을 부담할 수 있더라도, 오픈소스 LLM 개발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대규모 학습 데이터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이 의무화된다면, 풍부한 자원을 가진 빅테크 기업만이 경쟁력 있는 LLM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위험이 있다.
유럽 AI법(EU AI Act)은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해 학습 데이터의 출처 공개를 요구한다. Merriam-Webster 소송이 미국에서 학습 데이터 라이선싱 의무화 판결로 이어진다면, 유럽 규제와의 시너지가 발생해 글로벌 AI 학습 데이터 규범이 빠르게 형성될 수 있다.
Merriam-Webster를 중심으로 한 출판사 연합의 OpenAI 저작권 소송은 참고자료 콘텐츠가 AI 학습에 사용될 때의 법적 기준을 처음으로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공정 사용 4요소 중 시장 대체 효과 분석이 이번 소송의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며, 법원의 판단은 AI 학습 데이터 전반에 대한 법적 프레임을 재정의할 가능성이 있다. 어느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이번 소송은 AI 산업의 데이터 조달 방식과 출판 업계의 수익 모델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Sources
-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24/ai-copyright-lawsuits-publishers
- https://www.reuters.com/technology/openai-copyright-cases-tracker
- https://www.nytimes.com/2023/12/27/business/media/new-york-times-open-ai-microsoft-lawsuit.html
- https://copyright.gov/fair-use/
- https://www.wipo.int/wipo_magazine/en/2023/01/article_00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