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정보시스템 구축에서 협상에 의한 계약 체결
전자정부법을 근거로 공공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에 적용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의 평가, 협상 절차와 운영 쟁점을 정리한다.
2026-08-14 · 최초 발행 2025-05-23
공공 정보시스템 사업에 별도 계약 방식이 필요한 이유
공공 정보시스템 구축은 일반 공공사업과 달리 기술적 복잡성, 요구사항의 불확실성, 구현 난이도를 함께 안고 진행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국가계약법이나 지방계약법만이 아니라 전자정부법의 계약 특례가 적용된다.
법적 위계에서는 특별법인 전자정부법이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보다 우선한다. 적용 대상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정보화사업이다.
전자정부법 제57조는 정보시스템의 효율적 도입 및 운영을 다루며, 시행령 제58조는 사업자 선정과 계약 체결의 특례를 정한다. 관련 고시로는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지침」이 있다.
기술과 가격을 함께 보는 계약 구조
협상에 의한 계약 체결은 기술능력과 가격을 종합 평가해 가장 유리한 자와 계약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최저가 경쟁보다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평가 비중은 기술평가 8090%, 가격평가 1020%로 구성된다. 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하고 제안서를 받은 뒤 기술 및 가격을 평가한다. 이후 협상 적격자를 정하고, 우선순위 업체부터 협상을 거쳐 계약을 체결한다.
협상 대상자는 종합점수로 정한다
기술평가 점수와 가격평가 점수를 합산해 종합점수를 산출하고, 높은 점수 순으로 협상 순위를 매긴다. 일반적으로 기술평가 점수가 기술평가 배점한도의 85% 이상인 자를 협상 적격자로 본다.
종합점수가 같으면 기술평가 점수가 높은 자를 앞선 순위로 정한다. 기술평가 점수도 같다면 세부 평가항목의 점수로 순위를 가른다.
기술평가에서는 제안요청 내용의 이해와 접근 방법, 사업수행 방법론의 적절성 및 현장 적용성을 살핀다. 프로젝트 관리와 품질보증 방안, 유사 프로젝트 수행 실적, 참여 인력의 경험과 전문성도 평가 대상이다. 제안 시스템이 기능적·비기능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유지보수와 기술지원 계획이 갖춰졌는지도 함께 본다.
가격점수는 최저 제안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가격평가 점수는 다음 산식으로 계산한다.
가격평가 점수 = (최저가격 / 제안가격) × 가격평가 배점한도
입찰가격 하한은 일반적으로 예정가격의 80% 이상이다. 가격평가 배점이 20점이고 A업체가 9억원, B업체가 최저가인 8억원을 제안했다면 B업체 점수는 (8억/8억)×20점 = 20점이다. A업체의 점수는 (8억/9억)×20점 = 17.78점이 된다.
협상에서는 제안서를 계약 가능한 수준으로 다듬는다
협상은 종합점수 1순위 업체부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는 제안서 내용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며, 기술적 요구사항을 구체화한다. 이행 일정, 산출물 범위와 품질, 계약 금액 및 조건도 협상 대상이다.
1순위 업체와 협상이 결렬되면 차순위 업체로 넘어간다. 협상 기간은 통상 10일 이내이며, 필요하면 연장할 수 있다.
전자결재와 통합정보시스템 사례
A 정부부처 전자결재시스템 구축사업에서는 기술 90%, 가격 10%를 평가에 반영했다. 기술평가는 전자서명, 보안, 타 시스템 연계성에 무게를 뒀다. 협상에서는 사용자 교육을 추가하고 데이터 이관 방안을 세부화했으며, 보안인증 관련 요구사항 강화와 단계별 구축 일정 조정이 이뤄졌다.
B 공공기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은 기술 85%, 가격 15% 비중으로 평가했다. 대형 SI 3개사와 중견 SI 2개사가 참여했고, 기술점수 1위 업체가 아니라 종합점수 1위 업체가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협상 결과 요구사항 정의 단계의 기간이 연장됐고, 사업 범위 일부 조정으로 계약금액은 6% 증액됐다.
계약 방식이 주는 유연성과 운영상 부담
이 방식은 가격만으로 사업자를 고르지 않고 기술력을 중심에 놓을 수 있다. 협상 과정에서 모호했던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고, 발주자와 수주자 사이의 이해를 맞춰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을 높일 여지도 생긴다. 발주처 상황에 맞게 계약 조건을 조정할 수 있으며, 잠재적 문제를 계약 전에 발견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반면 평가와 협상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계약 체결이 길어질 수 있다. 협상 과정의 공정성과 기술평가의 객관성에도 논란이 생길 수 있다. 평가구조가 대형 SI업체에 유리하게 작동해 규모의 경제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으며, 발주처에 기술 전문성이 부족하면 협상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
발주기관이 갖춰야 할 운영 기반
협상계약의 출발점은 제안요청서다. 요구사항을 명확히 정의하고 평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필수 요구사항과 선택 요구사항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평가에는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객관성을 보완하고, 기술평가위원회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포함할 수 있다. 협상 전에 내부 협상 한계점을 설정하고 우선순위 항목과 양보 가능한 항목을 정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협상 일정, 주제, 참석자는 사전에 알리고 결과는 문서화해 공유한다. 후속 조치까지 명확히 남겨야 평가와 협상 과정의 공정성, 전문성을 관리할 수 있다.
전자정부법 시행령 제58조의 계약 특례
정보시스템의 구축 등을 위한 사업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3조 및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3조에 따른 협상에 의한 계약 체결의 방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