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논 정리로 보는 압축·오류 정정·채널 용량의 한계
샤논의 정보원 부호화, 채널 부호화, 정보 용량 정리를 통해 압축 한계와 오류 정정, 통신 시스템 설계의 기준을 정리한다.
2026-08-14 · 최초 발행 2025-08-10
압축률이 멈추는 경계는 엔트로피다
클로드 샤논(Claude Shannon)은 1948년 논문 「통신의 수학적 이론(A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에서 정보를 측정하고 전송하는 기준을 수학적으로 정리했다. 이 이론은 정보가 얼마나 압축될 수 있는지, 잡음이 있는 채널에서 어디까지 신뢰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정보원 부호화 정리(Source Coding Theorem)는 무손실 압축의 하한을 설명한다. 정보원이 만들어 내는 메시지는 평균적으로 다음 조건보다 짧게 표현할 수 없다.
L ≥ H
- L: 정보원의 평균 부호 길이
- H: 정보원의 엔트로피
엔트로피 H는 정보가 가진 불확실성 또는 무작위성의 크기이며, 비트(bit) 단위로 나타낸다. 따라서 엔트로피는 단순한 통계 지표가 아니라 압축이 넘을 수 없는 이론적 경계가 된다.
영어 텍스트를 예로 들면 ASCII는 문자마다 8비트를 할당하지만, 실제 엔트로피는 약 4.5비트/문자다. 이 경우 이론적으로는 약 44%까지 압축할 수 있다. Huffman 코딩, 산술 코딩, LZW 같은 압축 알고리즘은 이 한계에 가까이 가기 위한 방법들이다.
잡음 속에서도 전송을 성립시키는 조건
채널 부호화 정리(Channel Coding Theorem)는 잡음이 존재하는 통신 환경에서도 신뢰성 있는 통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룬다. 조건은 다음과 같다.
R < C
- R: 정보 전송률(bits/초)
- C: 채널 용량(bits/초)
전송률 R이 채널 용량 C보다 작다면, 오류 확률을 임의로 작게 만들 수 있는 부호화 방식이 반드시 존재한다. 샤논의 증명은 그러한 부호의 존재를 보인 것이며, 구체적인 설계 방법까지 제시한 것은 아니다.
이 결과는 통신 시스템의 설계 기준이 됐다. 터보 코드, LDPC(Low-Density Parity-Check) 코드, 극 코드(Polar Codes) 같은 오류 정정 코드는 채널 용량에 근접하려는 시도 위에서 발전했다.
대역폭·신호·잡음이 만드는 채널 용량
정보 용량 정리(Information Capacity Theorem)는 가우시안 잡음 채널의 용량을 계산하는 식을 제시한다.
C = W log₂(1 + S/N)
- W: 채널의 대역폭(Hz)
- S: 수신 신호 전력
- N: 잡음 전력
- S/N: 신호 대 잡음비(SNR)
채널 용량은 대역폭, 신호 전력, 잡음 전력의 관계로 결정된다. 대역폭과 채널 용량은 선형적 관계에 있고, 신호 대 잡음비와 채널 용량은 로그 관계에 있다. SNR이 두 배가 되면 채널 용량은 1비트 증가한다.
통신 시스템에서는 한정된 대역폭에서 더 높은 SNR을 얻기 위한 전력 할당, 제한된 전력에서 더 넓은 대역폭을 확보하는 전략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판단해야 한다. 5G와 Wi-Fi의 스펙트럼 효율성 향상도 이 관계를 전제로 한다.
압축과 오류 정정, 통신 설계로 이어지는 기반
샤논의 제1정리는 ZIP, JPEG, MP3, H.264 같은 현대 압축 알고리즘의 기반이다. 문맥 적응형 산술 코딩(CABAC)처럼 비디오 압축에서 쓰이는 고급 엔트로피 코딩 기법도 이 원리와 연결된다.
채널 부호화 이론은 터보 코드, LDPC 코드, 극 코드의 토대가 됐고, 디지털 통신과 저장 매체(HDD, SSD), 심우주 통신에 폭넓게 사용된다. MIMO(Multiple-Input Multiple-Output), 적응형 변조 및 코딩(AMC), 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화(OFDM) 역시 통신 시스템에서 이론적 한계를 고려하는 방식이다.
정보이론은 엔트로피와 상호 정보량을 통해 정보를 정량적으로 다룰 수 있게 했다. 소스 코딩은 압축의 이론적 기초가 되었고, 채널 코딩은 오류 정정의 이론적 기초가 됐다. 이 영향은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의 정보 이득(information gain)·교차 엔트로피(cross-entropy), 통계물리학의 엔트로피, 생물정보학의 DNA 시퀀싱과 유전 정보 분석, 암호학의 완벽한 보안 이론으로도 확장된다.
샤논의 정리는 정보의 측정·압축·전송·저장에 존재하는 근본적 한계를 규정했다. 디지털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인 1948년에 발표된 이 이론은 7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5G,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시대의 정보통신 기술을 이해하는 기준으로 남아 있다.